양초의 기원은 인류가 불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가 낮과 밤의 차이를 일과 잠을 자는 시차로 생각했던 당시만 해도 불은 인류에게 그렇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차츰 문명의 발달과 함께, 불도 자유자재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는 대발견을 통해 인류는 점차적으로 불의 활용도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밤에도 낮과 같이 활동할 수 있는 햇불의 발명이다. 초기의 횃불은 나무 껍질이나 나무 조각 또는 풀 종류를 나무와 함께 혼합한 모닥불 형식이 고작이었다. 점차 동물의 지방분을 이용하면 더 밝고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 동물의 지방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인류가 불의 역사를 발전시켜가던 중 지방과 나무 조각을 대신할 만한 밀랍을 발견한 인류는 밀랍을 햇불의 대용으로 쓰기 시작하였다.

중국에서 씌어진 서경잡기(西京雜記)에 보면, 이미 BC 3세기말 한나라 고조 때 민월왕이 밀초 2백 개를 바쳤다는 구절이 나온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기록을 볼 수 있는데, 오르비에트의 골리니 분묘 벽화에서 발견된 2개의 촛대와 초의 그림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쓰였던 초를 쓰임새 별로 살펴보면 우선 ‘자초’를 들 수 있다. 자초는 갈대를 베로 묶어 표면에 납을 바른 것으로 연기와 그을음이 심해 얼마 쓰이지 못하고 사라진 것으로 추측된다.
그 다음 등장한 것이 ‘홍대초’. 고려 시대부터 조선 초기까지 길흉사에 주로 쓰인 이 초는 납을 붉게 물들여 거친 베에 발라썼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한편 궁중에서는 예식용으로 쓰기 위해 백색의 밀랍을 모란 모양으로 만들어 붉게 물든 종이를 심지 삼던 초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화초’. 현재 안압지에서 출토된 초창기의 초 가위 및 촛대 등이 경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